딸이 처음 바이엘을 치던 피아노, 아들이 콩쿠르 전날 밤늦게까지 연습하던 피아노.
아이들은 이미 다 커서 집을 떠났는데 피아노만 거실에 남아 있습니다.
치는 사람은 없지만 버린다고 생각하면 마음 한쪽이 무거워집니다.
향남 피아노 처분을 상담하다 보면 "몇 년째 고민만 했다"는 말을 정말 자주 듣습니다.
오늘은 그 고민을 조금 덜어 드릴 수 있는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미루는 동안 피아노에 생기는 일
피아노는 치지 않아도 시간이 흐릅니다.
나무는 계절마다 습기를 머금었다 내뱉기를 반복하고, 현은 조금씩 느슨해집니다.
해머 펠트는 벌레가 먹기도 하고, 건반 사이에 먼지가 쌓여 움직임이 둔해집니다.
몇 년 전에 정리했다면 무상으로 수거됐을 피아노가 지금은 폐기 비용이 드는 쪽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추억은 그대로지만,
피아노는 그대로 있지 않습니다.
시장도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요즘은 아랫집 소음 걱정에 아이 수까지 줄면서 새 피아노를 들이는 집 자체가 드뭅니다.
국내에서 받아 줄 곳이 줄자 해외로 보내 값을 유지해 왔지만, 그쪽도 아이가 줄면서 수출 단가가 내려가는 중입니다.
그래서 중고피아노 값은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지는 흐름입니다.
겁을 드리려는 게 아니라, 결정을 미룰 때 함께 알고 계시면 좋을 사실입니다.

기억은 이렇게 남겨 두세요
피아노를 보내기 전에 남길 수 있는 건 생각보다 많습니다.
보내는 순간이 아니라 그 전에 하나씩 해 두시면 마음이 훨씬 가볍습니다.
- ✔ 사진 — 피아노 앞에 가족이 함께 선 사진 한 장
- ✔ 영상 — 마지막으로 한 곡 쳐서 녹화하기
- ✔ 악보 — 아이가 처음 친 교재 한 권 보관
- ✔ 소품 — 피아노 위 장식이나 이름표 하나 남기기
특히 마지막 연주 영상을 남기는 가족이 많습니다.
조율이 안 돼 소리가 조금 어긋나도 괜찮습니다.
그 소리마저 그 피아노의 소리니까요.

향남 피아노 처분, 결정을 돕는 질문 세 가지
앞으로 3년 안에 칠 사람이 있나요?
손주가 배울 계획이 있거나 본인이 다시 시작할 생각이 있다면 두셔도 됩니다.
아무도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 답이 이미 정해진 셈입니다.
그 자리에 두고 싶은 다른 것이 있나요?
피아노가 있던 자리에 소파를 두고 싶다거나 아이들 오면 쓸 공간이 필요하다면, 그것도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
이사 계획이 있나요?
향남은 새로 지은 아파트와 오래된 주택이 함께 있는 동네라 이사도 잦은 편입니다.
이사할 때 피아노를 옮기는 비용과 정리하는 결과를 한 번 비교해 보세요.


결과는 미리 들어 두셔도 됩니다
결정을 못 하셨더라도 사진으로 방향은 먼저 들어 두실 수 있습니다.
저희가 받는 견적을 열 건으로 나눠 보면 매입은 한두 건, 무상 수거가 두 건 남짓, 나머지가 비용이 드는 정리입니다.
우리 피아노가 어디에 해당하는지 알면 가족과 이야기하기도 쉬워집니다.
방치된 피아노를 조율 없이 정리하는 이야기는 방치된 피아노 팔기 글에 적어 두었습니다.

결정은 천천히 해도,
상태 확인은 지금 해 두세요.
향남 피아노 처분, 마지막으로 해 볼 수 있는 일
정리하기 전에 피아노 조율을 한 번 받아 마지막 연주를 하고 싶다는 분도 계십니다.
조율은 매입이나 수거 결과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으니 처분 목적이라면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가족 연주회를 위해서라면 그건 추억을 위한 선택이니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손주들이 놀러 오는 날 작은 연주회를 열고 그 모습을 영상으로 남기는 집도 있었습니다.
피아노를 원하는 지인이 있다면
친척이나 지인 중 피아노가 필요한 집이 있다면 물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만 옮기는 비용과 조율 비용이 받는 쪽에 들고, 받는 집에 놓을 자리와 소음 문제도 있습니다.
물려줄 계획이라면 그 집과 이런 부분까지 이야기해 보신 뒤 정하세요.
향남 피아노 처분 후 빈자리
피아노가 나가고 나면 거실이 생각보다 넓어 보입니다.
처음 며칠은 허전하다는 분이 많지만, 그 자리에 가족사진이나 화분을 두고 나면 금방 새 공간이 된다는 이야기도 듣습니다.
향남 피아노 처분을 오래 미뤄 오셨다면, 정리 뒤에 그 자리를 어떻게 쓸지 미리 생각해 두시는 것도 결정을 돕습니다.
피아노 뒤 벽과 바닥에 남은 자국은 오래 놓여 있던 흔적이니 미리 알고 계시면 덜 놀라십니다.
빈자리는 허전함이 아니라
새로 쓸 공간입니다.
결정했다가 다시 망설여질 때
수거 날짜를 잡아 놓고 다시 마음이 흔들리는 분도 계십니다.
그럴 때는 편하게 연락 주세요.
날짜를 미루거나 취소하는 것보다, 마음이 정해지지 않은 채 보내는 게 더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오래된 주택이라 걱정될 때
오래된 주택은 현관 문턱이 높거나 마당을 지나야 차까지 갈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집은 집 앞 길과 마당 사진을 함께 보내 주시면 필요한 인원과 장비를 맞춰 갑니다.
현장 조건에 따라 추가 비용이 생길 수 있어 미리 말씀드립니다.
형제들과 결정을 나눌 때
부모님 피아노라면 형제들 중 누군가 아쉬워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기 전에 가족 단체 대화방에 피아노 사진을 올리고 의견을 물어보는 집이 많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져가겠다는 가족이 나오기도 하고, 다 같이 마지막 사진을 남기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결정을 혼자 짊어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보낸 피아노는 어디로 가나요?
상태가 좋으면 다시 쓰일 곳으로 가고, 그렇지 않으면 쓸 수 있는 부품을 떼어 재활용합니다.
수거 날 가족이 다 모여야 하나요?
아닙니다. 문을 열어 줄 한 분만 계시면 됩니다. 마지막 모습을 보고 싶은 가족이 있다면 그날로 맞추셔도 좋습니다.

향남 피아노 처분은 추억을 버리는 일이 아니라 자리를 정리하는 일입니다.
사진 몇 장을 보내 주시면 지금 상태에서 어떤 결과가 예상되는지 차분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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